오비토 전후 생존 IF 시리즈 전체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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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모아서(후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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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どれみ野ソラコ
역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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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비토가 있는 세계
오비토가 수감된 지 3개월이 되었다. 신문부에서 하는 진술은 수 일 전 끝나고, 카카시에게 겨우 면회 허가가 내려졌다.
카카시는 아직 일부긴 하지만 이미 조서를 읽었다. 거기에는 사실만이 적혀 있고, 오비토의 심정에 관한 서술은 거의 없었다.
오비토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지옥을 받아들이는 것을 회피해, 자신을 지키고자 한 것일까? 바꿔 말하면, 거기까지 몰려져 있다는 것――.
카카시는 오비토와 만나, 이 불안을 한시라도 빨리 불식시키고 싶었다.
오비토와의 면회 당일, 카카시는 이비키를 따라 신문부 내에 있는 면회실로 향한다. 가는 길에 오비토의 상태를 물어보면 딱히 좋은 대답을 들을 수 없어, 불안이 점점 더 심해질 뿐이었다.
"본인은 딱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말이다..."
입실 직전, 이비키가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간다. 방 중앙에는 큰 책상이 있고, 의자가 마주 보도록 한 개씩 놓여 있다. 오비토는 그중 하나에 앉아있었다. 의자에 걸터앉아, 등받이에 몸을 축 늘어놓고 있다. 태도가 좋지는 않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건강해 보였다.
회색 작무의를 입고 있다. 뒷짐진 채로 결박된 양손의 상태는 알 수 없다. 오른눈은 물론 봉인되어있다.
카카시가 독방의 사스케를 만났을 땐 구속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도주 방기 겸 자해 행위를 막기 위한 복장이었다. 오비토도 독방에서는 구속복이겠지만, 신문부가 카카시를 염려하여 보통 죄수복인 작무의를 입힌 건지도 모른다.
오비토는 카카시를 보려 하지 않았다. 입을 시옷 자로 구부리곤, 책상 위를 노려보고 있다. 그 뒤로 신문부 대원이 한 명, 방의 구석에 있는 작은 책상 앞에 기록 담당자가 한 명, 그리고 카카시의 뒤쪽에 붙어있는 이비키로 합계 세 명이 이 면회의 감시역이다.
"머리카락, 조금 자랐네."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을 때, 오비토의 머리카락을 자세히 보았다. 그것은 뿌리부터 하얘서, 더 이상 검은 머리카락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비토는 카카시의 목소리에 이쪽을 보려 하지도 않고, 여전히 책상 위를 노려보고 있는 채다.
"가끔, 토혈한다며... 괜찮아?"
"평범한 사람이 구토하는 거와 똑같다."
그럼 괜찮은 건가,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도 자주 구토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상당히 난처하게 되었다고 할까......
"매일 밤, 가위눌린다며..."
"매일 밤, 꿈에 네가 나와."
오비토는 카카시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재미있는 대답을 할 수 있었지만,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식사, 하지 않는다는데 정말이야?"
"필요 없어."
"먹을 수 있잖아?"
"그렇지."
"그러면 먹도록 해, 식사는 생활의 기본이니까."
이때 처음으로 오비토가 카카시를 제대로 보았다.
"아까부터 뭐야? 너는 내 주치의인가? 아니면 엄마인가?"
진지한 표정으로 있던 신문부 대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부탁한 책 속에 러브러브 파라다이스 마음대로 넣지 마라."
카카시는 2주 전, 오비토에게 차입물로 책을 보냈다. 오비토에게 뭔가 해줄 수 없겠냐고 이비키에게 상담하였더니, 책을 읽고 싶다는 대답을 들어, 오비토에게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작성케 하고, 카카시가 준비한 것이었다. 그 목록 안에는, 인종과 거기서 파생된 종교·신앙에 관련된 서적, 군학, 병학, 사상학 등, 어린 시절의 오비토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전 책 제목이 나열되어있다.
그중 딱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지라이야가 저술한 '근성 닌자전'. 그렇다면 러브러브 파라다이스도 넣어두고자 카카시가 신경 써서 세 권을 몰래 넣은 것이었지만...
"내가 부탁한 게 아니라는 걸 믿어줄 때까지 사흘 걸렸다고."
신문부에서는 목록을 파악하고 있을 터이므로, 오비토가 부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걸 가지고 사흘 내내 오비토를 놀렸을 테지, 카카시는 두 사람의 양호한 관계에 절로 흐뭇해졌다.
"그래서 감상은? 재밌었지?"
"당연히 검열에서 걸렸다."
카카시는 오비토의 뒤에 있는 대원을 봤다. 그러자 대원은 미안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문부가 오비토에 대해선 그렇게 엄하지 않아서 러브러브 파라다이스 정도는 읽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무르지는 않은 것 같다.
"언뜻 듣긴 했습니다만..."
대화를 적고 있던 기록 담당자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소문대로, 두 분은 정말로 사이가 좋으시네요."
"어떤 소문이야!?"
두 사람이 동시에 태클을 걸어와, 또다시 주위에서 웃음이 터진다.
"쌍둥이 같은 싱크로율이군."
감탄하면서 바보 취급 하는 듯한 이비키의 목소리에, 오비토는 기록 담당자 쪽에서 카카시의 뒤쪽으로 시선을 옮겨, 이비키를 향해 힘껏 눈총을 쏜다.
카카시는 그런 오비토의 모습에 문득 가슴이 뜨거워졌다.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가 당연한 듯이 카카시의 일상 속에 있다. 그 기적이 그저 기뻤다.
전장에서 오비토와의 충격적인 재회에서부터 마을에 수감될 때까지, 시간은 맹렬한 속도로 흘러가고, 그런 감동을 느끼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새로이 느끼고 있는 이 시간, 이 세계...... 이곳은 오비토가 있는 세계인 것이다, 라고.
카카시의 시선을 눈치챈 듯, 오비토가 이쪽을 본다.
"서클렛..."
"어?"
"올려서 왼쪽 눈 좀 보여봐라."
카카시는 오비토가 말하는 대로 서클렛을 비껴올렸다. 오비토는 의자 등받이에서 상반신을 일으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몸을 내밀었다. 얼굴을 가까이 내밀고 카카시의 왼쪽 눈을 들여다본다.
"... 괜찮은 것 같군, 그래서 상태는?"
"꽤 순조로워."
그렇게 대답하면, 오비토는 카카시의 왼쪽 눈에서 오른쪽 눈으로 시선을 옮기고, 우쭐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장에서 오비토로부터 왼쪽 눈을 돌려받은 직후, 곧바로 눈을 뜨지 말라고 들어, 언제나처럼 서클렛으로 덮고 있었다. 며칠 뒤에 눈을 떠봤을 때,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어있는 것에 카카시는 놀랐다. 이게 하시라마 세포의 힘인 건지, 육도의 힘인 건지는 잘 모른다.
"너야말로, 주치의 같은데."
카카시가 서클렛을 내리면, 오비토는 다시 의자에 기댄다.
"내 몸은 걱정하지 마라... 지금, 의료반에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다."
처음에는 제대로 말해주지 않던 건강 상태에 대해, 오비토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검사에 오로치..."
말을 멈추고, 오비토는 카카시의 뒤에 있는 이비키를 본다. 이비키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야기를 이어나가도 된다는 신호다.
"카카시, 알고 있나? 오로치마루가 내 검사에 동석하고 있다는 거."
"그래."
그 검사에는 츠나데도 동석하고 있다. 하시라마 세포 연구에서는 일인자인 오로치마루를 동석시킨다는 것은 그 츠나데에게서 사전에 들었다.
"검사라고 하면 듣기는 좋다만, 실제로는 모르모트 취급이다."
오비토는 그 검사의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오로치마루와 츠나데, 시즈네의 모습을 재미있게 이야기했다. 카카시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셈이 뻔하기에, 카카시는 그 이야기에 쉽게 웃지 못했지만......
"오로치마루가 내 몸을 보고 처음으로 한 말이 웃기단 말이지, '완전히 적합하구나, 역시나 우치하의 핏줄이네, 하지만 봉합이 거칠어.'"
카카시는 말의 내용보다도 오비토의 오로치마루 흉내에 무심코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렇게 웃겼어?"
카카시는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분명 이비키도 오로치마루를 알고 있음을 떠올리곤 뒤를 돌아본다. 이비키는 눈물지으며, 입을 손으로 틀어막곤 웃음을 참고 있었다.
본래, 오비토는 이런 남자인 것이다. 누군가를 웃기는 것이 기쁘거나, 누군가를 걱정해서 마음을 쓰거나, 어린 시절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무리하고 있는 것같이 보였다. 그것은 18년 동안 잠복 생활을 해오며 잃어버린 본래 자신을 되찾으려 하는 것으로 생긴 폐해인 것일까. 그렇다면, 그런 폐해, 날려버릴 정도로 기쁜 소식을 오비토에게 전해주고 말겠어.
"네 유언 말인데... 9달 뒤에 이루게 됐어, 생전 성취구나."
오비토는 벌써 감을 잡은 듯이 눈을 반짝이며 몸을 앞으로 내밀어 왔다.
"카카시, 그건, 혹시......"
"그래, 10월, 딱 전후 1년째가 되는 때에 맞춰서 내가 차기 호카게가 되는 것으로 결정됐어."
이비키 등 신문부 세 명이, 오오! 하면서 목소리를 높여, 일제히 손뼉을 친다. 오비토는 잠시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다가, 가늘게 눈웃음을 짓곤 카카시를 보며 환히 미소 지었다.
그것은 카카시가 어렸을 때 자주 봤던 오비토의 웃는 얼굴과 똑같았다. 또다시 그 웃음을 볼 수 있게 된 카카시의 기쁨은, 지금 오비토의 기쁨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비토는 곧바로 무언가 생각해낸 듯 얼굴빛이 어두워진다.
"츠나데... 님은, 사임인가?"
"그래, 인책 사임이야, 마을에서 전범이 두 명이나 나왔으니까."
취임 뒤에는 당연히 해임과 사임이 있다. 그걸 신경 쓰는 오비토는 정말 다정하구나, 하고 카카시는 생각했다.
오비토가 츠나데를 신경 쓰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전장에서 왼쪽 눈을 교환한 뒤, 카카시와 오비토가 맨 처음 향한 곳은 츠나데가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먼저 오비토의 의사를 물어보았다, 마을로 돌아가고 싶지? 라고. 그 질문에 오비토는, 돌아가고 싶지만 이 정도 일을 저질러놓고 마을로는 돌아갈 수 없다, 며 억지를 부렸다. 츠나데는, 대죄인 주제에 구차한 변명은 그만 둬하! 나를 믿고 나를 따라와라! 라고 일갈해서, 그 뒤로, 오비토는 말이 없어지고, 츠나데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리고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결과가 지금 여기에 있다.
"츠나데 님이라면 괜찮아, 본인도 이것으로 겨우 자유롭게 됐다며 기뻐하셨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카카시가 웃어 보이면, 오비토는 자신의 걱정이 쓸데없는 오지랖이란 것을 알았는지, 안심하고 표정을 누그러트렸다.
"오비토, 내가 호카게에 취임한다면, 너를 사면시켜줄 테니까."
오비토의 안도하는 표정은 한순간에 바뀌어, 이번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의 말로 오비토의 표정이 이리저리 바뀌는 것을 카카시는 즐기고 있었다.
"사면은 호카게 권한이지만, 상층부를 납득시킨 뒤에 너를 출옥시켜주고 싶으니까, 그전에 이것저것 부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할게."
카카시는 늘 그렇듯 가벼운 어조로 오비토에게 다짐한다. 오비토는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 뭔가를 걱정하는 것 같았지만, 곧바로 수긍한 듯 부드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아니, 이 마을은 언제나 내 예상을 뒤엎는구나."
온 세상을 돌아봤던 오비토가 무슨 예상을 하고 있던 건지, 카카시는 모른다. 그럼에도 오비토가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9달 뒤야, 그때까지 밖으로 나올 각오는 할 수 있지?"
"생각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빠르군..."
오비토는 고개를 저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 그러니까 지나치게 빠른 건 아냐... 아운의 문 앞에서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오비토는 시선을 올리고, 카카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를 향한 증오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하자.'
지금, 오비토가 놓여있는 상황 속에서 '지옥'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출옥한 뒤의 새로운 세상을 '지옥'이라고 착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너는 린을 유일한 빛이라고 했어, 확실히 살아가는 데에는 빛이, 희망이 필요해, 빛이 없으면 그곳은 또다시 어둠이 될 거야... 그래도 지금의 너와 같은 입장이라면, 희망은 물론이고, 용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 용서?"
"그래, 작아도 좋아, 용서를 하나씩, 천천히 모아가자."
오비토는 카카시로부터 눈을 피하고, 마치 공기가 빠지는 것처럼 시선을 서서히 내린다. 용서 따위 받을 수 없다는 듯한 오비토의 체념이 전해져왔다.
네 생각은 겨우 그 정도야?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카카시는 필사적으로 할 말을 찾는다.
"증오가 용서로 바뀔 때까지 시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해, 그 길이도 사람마다 각각 다를 거야, 그래도 너라면 반드시 할 수 있어, 그게 이제부터의 너를 비추는 작은 빛이 될 거야, 그건 머지않아 커다란 빛이 되어서..."
"커다란 빛이라면, 이미 눈앞에 있어."
오비토가 카카시의 말을 가로챘다.
카카시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그 의미를 이야기하길 유도한다.
"너야."
오비토는 진지한 얼굴로 카카시를 바라보았다.
"9달 뒤에 호카게가 되는 네가 내 희망이고 빛이다."
쑥스러워 하는 기색 없이, 말을 흐리지도 않고, 그 표정과 말을 솔직하게 카카시에게 부딪혀온다.
"이런 나를 처음으로 용서해준 사람도, 나루토와 너였지."
결코 눈을 돌리는 일 없이, 오비토는 말을 잇는다.
"너는 '사륜안의 카카시'로서 호카게가 되어라, 이젠 그걸로 충분해..."
말을 끝내면 오비토는 만족한 듯이 미소 지으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카카시에게 있어서는, 실로 주옥같은 말이다. 하지만, 이 앞의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것같이 보이는 오비토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기쁘지는 않았다.
눈앞에서 고개 숙이는 가장 사랑하는 친구는, 살 의사가 몹시도 희박하게 느껴졌다. 마치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오비토가 있는 세계를 두 번 다시 놓아줄 생각은 없다.
내가 호카게가 되는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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