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토 전후 생존 IF 시리즈 전체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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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모아서(전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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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どれみ野ソラコ

역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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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서와, 오비토





 "곤란하게 되었군..."


 카카시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이비키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나뭇잎 마을이 시작된 이래의 대죄인이 '다녀왔어'라고 할 줄은..."


 그렇게 말하곤 헛다리짚은 듯 쓴웃음을 짓는 이비키도 카카시처럼, 오비토의 입모양을 읽고 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그렇게까지 준비해두고 있을 필요 없다고."


 이비키는 어렸을 적의 오비토와 면식은 없다. 칸나비 다리 임무에서 순직해, 카카시에게 사륜안을 넘겨준 친구 정도로만 인식할 뿐이었다.


 그런 이비키에게, 카카시는 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건의 전말을 알려주면 이비키는 깜짝 놀랐지만, 연합 본부 회의에서 오비토가 나뭇잎 마을에 수감되기로 결정되었음을 거듭 전해주면, 이거 큰일이 될 것같다!며 의욕이 넘치고 있었다.


 얼마나 극악무도한 자가 올 거라고 생각한 건지, 역사적인 범죄자에게 하는 신문과 과도한 고문을 기대하는듯했지만, 오비토의 지금 모습을 보며, 그럴 필요 없다고 판단했는지, 이비키의 딱딱한 표정은 이미 부드러워져 있었다.


 카카시는 오비토를 전장에 임시로 유치해둔 뒤, 마을과 전장을 몇 번이고 왕래했다. 사스케에 대한 일, 카부토에 대한 일, 두 사람과 오비토를 받아들일 체제의 확보, 그에 더해 연합 본부 회의 참석으로 매우 바빠져 일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몹시 피폐해져 있었지만, 오비토의 '다녀왔어'를 보고, 피로가 전부 깨끗하게 날아가 버린 느낌이 들었다.


 야마토가 오비토에게 후드를 다시 씌운다. 오비토는 허리끈을 쥔 상급 닌자에게 이끌리며 이곳으로 왔다.


 "우치하 오비토 호송, 무사히 완료했습니다."


 야마토가 신병[각주:1]의 인도를 이비키에게 알린다. 그 옆에서 오비토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서와."


 카카시의 말에 오비토가 얼굴을 휙 들었다.


 "네 입모양, 읽어버렸어."


 싱긋 웃는 카카시를 보며, 오비토가 민망한 듯이 노려본다.


 "어른이라면, 그건 못 본 척하는 거잖아... 입다물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못마땅한 듯 홱 고개를 돌리는 오비토가 수줍어하고 있다는 것을 카카시는 곧바로 알아차렸다.


 오비토를 묶은 허리끈이 고문·신문부대원에게 건네졌다. 다음 순간,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식이 왼편에 있는 숲의 수풀에 집중되고, 그와 동시에 그곳에서 오비토를 노린 쿠나이가 날아왔다. 그것을 야마토가 큰 어려움 없이 쳐서 떨어트린다.


 "소질이 있구나, 눈을 노린 거지?"


 야마토가 수풀을 향해 말을 건다.


 어린아이였다. 아카데미 학생일 터.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고, 우두커니 서있는 채로 이쪽을 보고 있다.


 "데려올까요?"


 호송팀 중 한 명이 이비키에게 물었다.


 "누구네 아이인지 알아, 지금은 됐어. 보호자에게는 내가 나중에 전하지."


 그러자 갑자기, 오비토가 고개를 크게 흔들어 후드를 벗고, 아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간다.


 "눈을 멀게 만들고 싶은 거지? 할 거라면 지금뿐이야."


 허리끈을 쥔 대원이 끈을 잡아당기는 것과 카카시가 오비토를 붙잡은 것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어린애를 부추겨서 어쩌자는 거야!?"


 카카시가 당황해하며 후드를 씌운다.


 "... 어쩌고 싶은 걸까... 나도 모르겠어......"


 그렇게 말하며 오비토는 카카시에게 붙잡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왜... 왜 아빠가 죽고 네가 살아있는 거야!"


 쿠나이를 던진 아이가 절규한다. 그 순간, 후드에 덮인 오비토의 표정이 한순간애 굳어졌다.


 "네가, 언제까지나 살아있다면... 내가 반드시, 너를 처죽여버릴 거니까!"


 아이는 흐느껴 울면서 그렇게 말하곤, 그 자리에서 후다닥 달아나버렸다.


 "... 시간은 충분히 있어, 너를 향한 증오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하자."


 오비토는 비통한 표정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카카시가 천천히 오비토에게서 떨어진다. 오비토는 스스로 이비키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저 아이를 책망하지 말아줘..."


 이비키는, 물론 그럴 셈이다, 라고 대답하고, 오비토의 어깨에 손을 올려, 고문·신문부 감옥으로 가도록 재촉한다.


 "가장 안 좋은 패턴이네요."


 오비토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카카시의 옆에, 어느샌가 야마토가 서있었다.


 "어른이 목숨을 노려오는 쪽이, 오비토씨에게 있어선 얼마나 편했을지..."




 종전으로부터 1개월, 나뭇잎 마을에서는 전쟁 후 부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카카시를 비롯해, 마을의 닌자들도 전후 처리에 쫓기며,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무한 츠쿠요미를 피해, 오오츠츠키 카구야와 싸웠던 카카시, 나루토, 사쿠라는 새삼스레 사정 청취를 받게 되어, 그것이 어제 겨우 끝난 참이었다.


 카카시는 임무 도중 틈틈이 시간을 내어, 츠나데를 찾아뵐 때면 매번 똑같은 것을 묻는다.


 "츠나데님, 슬슬 오비토를 만나게 해주실 수 있나요?"


 "또 그 이야기냐? 몇 번이고 말했잖느냐, 진술이 끝날 때까진 누구도 만나게 할 수는 없어, 참아라."


 츠나데는 카카시를 보지도 않고, 손안의 서류를 훑어보고 있었다.


 아운의 문에서 헤어진 뒤로, 오비토와 만날 수 없었다.


 카카시는 오비토가 걱정되었다. 진술한다는 것은 '캄캄한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것과 같다. 오비토가 말하는 '지옥'을 되풀이하게 될 수도 있다.


 "진술이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아직 예정도 없는 겁니까?"


 카카시가 그렇게 말하면 츠나데가 겨우 고개를 들어 카카시를 본다. 입을 삐죽이며 이쪽을 노려본다. 이거 자리를 피하는 게 낫겠군, 카카시는 츠나데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호카게실을 나가려 했다.


 그때, 츠나데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시즈네가, 무언가 생각해낸 듯 소리를 높여, 카카시를 불러 세웠다.


 "확실히 오늘 아침. 이비키 씨가 우치하 오비토에 관해 진술의 진척 및 차후 예정에 관한 보고서를..."


 그렇게 말하며 산더미 같은 서류를 뒤지고 있다.


 "찾았다! 이거예요!"


 시즈네는 그 서류를 츠나데에게 넘겨준다.


 츠나데는 마지못해 그것을 건네받아, 대강 훑어본다. 전부 읽으면 눈을 치켜뜨고 이쪽의 상태를 살핀다. 카카시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면 츠나데는 할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같은 속도로 진행되면 앞으로 2개월이면 진술이 끝난다는듯하다."


 오비토를 만나는 건 2개월 후... 카카시는 무심코 한숨을 쉬었다.


 "그런 뒤, 카부토의 진술을 참고로 하여 오비토의 몸을 의료반에서 조사하면서, 시간을 두고 오비토의 진술에 거짓은 없는지, 정보부에서 녀석의 정신세계에 잠입해 과거를 본다."


 역시 거기까지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그것은 카카시가 상정한 일들 중에 있었다.


 아운의 문 앞에서, 카카시는 오비토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를 향한 증오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하자.'


 하지만 카카시에겐 아직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게 그 실마리가 되면 좋겠지만......


 "정보부의 누가 과거를 보나요?


 "아직 결정하진 않았다만, 이노이치가 순직한 지금, 오비토의 과거를 보는 데에는 빨라도 3~4주는 걸릴 거다. 더구나 상식에서 벗어난, 고된 과거를 가진 자 같으니 말이다, 잠입하는 사람의 정신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여러 명으로 분담해서..."


 "그 임무에 야마나카 이노를 참가시켜주세요."


 츠나데가 놀란 듯이 카카시를 봤다.


 "기다려... 이노는, 이노이치의..."


 "그래서, 이노가 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이노는 이 전쟁에서 아버지를 여의었다. 오비토에게 아직 강한 증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오비토의 과거를 보여주면 어떻게 될지, 카카시는 확인하고 싶었다. 모 아니면 도와 같은 내기였다.


 "그렇지만..."


 츠나데는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다.


 "그 아이라면 괜찮습니다, 강한 아이니까요."




 카카시는 츠나데에게, 오비토의 정신잠입 팀에 이노를 넣는 것을 간신히 허락받아 호카게실을 뒤로하고 나섰다.


 아직 해 질 녘이지만, 드물게도 오늘 해야 할 것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겨우 자신만의 시간이 생겼다.


 전쟁에서 되돌아온 이후, 오비토가 살아있던 것을 핑계로, 영웅의 위령비와 린의 무덤에 참배하는 일을 게을리하고 있었다. 적어도 오늘정도는, 이라며 카카시는 흰 백합꽃을 사서 린의 무덤으로 향했다.


 무덤 앞에 도착한다.


 카카시는 얼굴에 미소를 띨 수밖에 없었다.


 "린, 어쩐 일이야? 이렇게 잔뜩 피워버리다니."


 11월도 반이 지난는데, 린의 무덤 주변에는 왜인지 민들레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카카시에게는 그것이 오비토가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여, 린의 목소리마저 들려오는 듯했다.




 어 서 와 , 오 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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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꿈속 세상과 지옥의 경계





 이 세 든 것에 있어   에는 시 그림자가 있다. 승자라는 개념이 있는 이상, 마찬가지로 패자 존재한다. 평화 호하고 싶다는 이기적 생각 전쟁 으키고, 사랑 지키  증오 어난다. 것들은 인과관계에 있어 낼 수는 없다. 하나 승자뿐인 세상, 평화뿐인 세상, 사랑뿐인 세상, 그것들뿐인 세상 드는 도............




 몸에 불쾌한 무거움이 느껴져 눈을 뜬다. 오비토가 뜬 왼눈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비추어졌다.


 누워있는 오비토의 배 위에, 마다라가 걸쳐 세운 무릎 위에 한쪽 팔꿈치를 얹고,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오비토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째서 죽은 마다라가 감옥 안에 있지?


 "마지막까지 와서, 잘도 배신했구나."


 쇠창살로 된 창문에서 새어드는 달빛에 비추어진 마다라의 눈은, 예토전생했을 때의 눈이었다. 마다라의 시체가 결국 어떻게 됐는지, 오비토는 모른다.


 누가 마다라를 예토전생시킨 것인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만큼 지껄여놓고, 그런데도 마을로 돌아오다니 낯짝 두꺼운데도 정도가 있어야지."


 마다라 특유의, 다른 사람을 비웃는듯한 목소리와 억양.


 죽는다, 고 생각했다.


 그러나 몸은 구속복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오른쪽 눈도 봉인되어있어 사륜안은 발동할 수 없다.


 "마을 녀석들과 함께 동료놀이 같은 걸 계속할 셈인가? 몇 번씩이고 절망을 맛본 네가 그런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유롭게 되기는커녕 1mm조차 움직일 수 없게 됐다.


 "5카게가 용서해도 이 세상이 너를 용서하지 않는다, 가족과 동료를 잃은 나뭇잎 마을 녀석들은 너를 절대 용서하지 않아, 그건 네가 가장 잘 알 거다.


 환술이어줘, 그렇게 생각했다.


 "탈옥하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잖아? 어째서 그러지 않지?"


 마다라가 말하는 대로, 오비토가 그럴 마음만 있으면 탈옥은 가능했다. 전장에서 임시적으로 유치됐을 때의 사륜안 봉인은 츠나데가 행한 것으로, 이걸 깨트리는 건 오비토라도 불가능했지만, 고문·신문부에 수감된 뒤에는 오비토에게 도주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어, 다른 사람이 봉인을 다시 하고, 오비토는 그 술식의 취약성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 봉인이 깨지지 않는다. 인을 맺지 않고 발동할 수 있는 술법도 있지만, 어째선지 할 수 없다. 목소리도 낼 수 없다.


 "아니면 그런 건가? 이렇게 내가 죽이러 오는 걸 이 음침한 감옥 안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채로 기다리고 있던 거냐? 기특한 녀석이구나."


 쇠창살 너머에 있는 복도를 눈동자만 움직여서 본다. 어둠 속에서, 간수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면 바라는 대로 해주지."


 마다라가 구속복 위에서 오비토의 왼팔을 덥석 잡아챈다.


 "이번엔 내가 가르쳐주마, 절망을, 정성껏 말이다."


 그렇게 말하고 오비토의 원래 몸이었던 왼팔을 당겨서 뜯어냈다.


 "으아아아아악!"


 무시무시한 격통으로 나올 리 없던 목소리가 나온다. 그 소리에 놀라 오비토는 다시 잠을 깼다. 배 위에는, 더 이상 마다라의 모습은 없다.


 "우치하 오비토, 괜찮은가?"


 간수가 오비토를 걱정하여 말을 걸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있었을 터인데 상처 하나 없이, 쌩쌩하게 있다. 마다라에게 뜯긴 왼팔도 제대로 있다. 오비토는 간신히 꿈이었음을 이해했다.


 "... 가위에 눌린 것뿐이다."


 간수에게 그렇게 말하고 오비토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수감된 지 2개월, 날마다 진술한 탓인지, 요즘에는 악몽 때문에 가위눌리는 일이 잦다. 그것은 대개, 죄책감 없이 사람을 몰아넣어, 죽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다라가 나오는 꿈을 꾸는 것은 오늘 밤이 처음. 게다가 현실과 착각할 정도로 진짜 같은 꿈―.


 꿈속에서 마다라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것들은 전부, 옛날의 자신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며, 지금의 자신이 부정해도 끊어낼 수 없는 본심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현실인 이곳은 예전에 상상해왔던 꿈속 세상과는 다르다. 하지만 지옥과도 다르다. 그럼에도 아직은 지옥과 가깝다.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건, 내 안에 아직 지옥이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그것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때까지, 내 안의 지옥은 계속될 테지......


 오비토는 다시 꿈속으로 가라앉았다.




 그곳은 마다라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각주:2]라고 불렀던 장소, 땅속 깊은 곳에 뚫린 지하 공동이었다. 오비토는 아이의 모습으로 온몸에 붕대가 감긴 채, 침대 위에 뉘여있다. 늙어버린 마다라가 돌로 된 대좌에 앉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어째서 나는 이런 과거로 되돌아온 거지?


 이건 환술... 아니면......


 "환술이 아니다. 이런 네 꿈이다. 다만 내가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꿈이지만 말이다."


 싫은 예감이 들었다.


 "차크라는 저승과 이승, 두 세계를 이어줄 수 있는 편리한 것이다,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말을 거는 것쯤이야 쉬운 일이지."


 저승에서 마다라가 꿈을 통해서 나한데 말을 걸고 있다...... 아니, 그건 있을 리 없다.


 오비토는 마음속으로, 이건 내 꿈이다 내 꿈이다 내 꿈이다 라고 타이르며, 마다라가 하는 말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부정하고 싶다면 해도 좋다, 이건 네 생각이 만들어낸 네 꿈이라고 끝까지 우길 거라면, 그것도 좋다."


 그 마다라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쉽게 물러났다.


 역시 이건 내 꿈이다. 그렇다면 왜 마다라가 자꾸만 나오는 거지? 마다라가 두 번 나오는 것보다, 나는 린이 나오는 꿈이 꾸고 싶었다......


 "노하라 린이 나오는 꿈을 꾸고 싶었는데, 계속해서 내가 나와서 불만스러운 것 같군."


 "내 생각 보지 마!"


 마음속으로 딴죽을 건 것이 엉겁결에 입 밖으로 나왔다. 이 꿈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형세를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비토, 이건 네 꿈이지 않나? 네 생각대로 해봐라."


 됐어! 기대했던 말을 마다라가 말하고, 오비토는 히죽 웃었다. 여기서 단숨에 형세 역전!


 "영감은 저리 가! 린으로 바뀌어라!"


 그러나 대좌에 걸터앉은 마다라에게 변화는 없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뭐어? 하고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그만뒀다.


 무언가 계획이 있어서 마다라가 오비토를 선동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네가 노하라 린이 나오는 꿈을 꿀 수 없는 것은, 네 마음속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린을 거부해? 내가 그럴 리가 없어...


 "꿈이란 것이 뭐냐? 그것은 너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무의식이 표출되는 것과 다름없다."


 어렸을 적의 오비토라면 마다라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꿈속의 오비토는 아이의 모습이라도 의식은 어른, 그런 말들 전부가 예리한 칼날이 되어 오비토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꿈속에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만날 자격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여전히 불쌍한 녀석이구나."


 마다라가 무심한 듯이 천천히 일어났다.


 "왜 이 때로 거슬러 올라왔는지 아는가? 움직일 수 없는 너를,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때니까다."


 오비토를 향해 흔들, 흔들 걷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다시 시작해도 좋지, 먼저 검은 제츠를 죽인다."


 오비토는 주위를 둘러봤다. 이 무렵엔, 검은 제츠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있을 터인 흰 제츠나 소용돌이 제츠도 없다.


 "무한 츠쿠요미는 하지 않는다. 그게 조작된 것이었다니 유감이군..."


 마다라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더니 오비토가 있는 침대 옆에 섰다.


 "필요악이라는 말이 있지, 또는 공통의 적이라든가..."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 앉았다.


 "공통의 적이 출현한 순간, 그 오대국이 하나로 뭉쳤다, 만약 또다시 득 될 것 없는 살육이 시작된다면, 나와 네가 공통의 적으로서 전쟁을 벌이면 된다."


 기다려, 이 녀석은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세계 평화를 위한, 지극히 정상적인 제안을 해왔다...


 "다가올 그때에는, 내 시체와 예토전생 술자를 찾아라."


 오비토는 그 말에 전율했다. 어쩌다 마다라의 시체를 찾아낼 것만 같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비토는 고개를 내저었다. 계속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죽어라."


 마다라의 마른 손이 오비토의 목을 잡는다.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힘으로 서서히 세게 조르며, 목을 덮은 피부를 손가락이 파고든다. 끝내 오비토의 목이 떨어져 나가, 자신의 선혈로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왼눈을 떴다. 아침이었다.


 재차 꿈이었던 것에 안도하여 다시 눈을 감지만, 마다라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왼눈을 크게 뜨고 상반신을 일으켰다. 오비토는 분을 못 이겨 이를 악물고, 자신을 향한 분노로 벽에 이마를 부딪쳤다. 쿵 하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망할 영감탱이......"


 내 안의 지옥이 사라지질 않는다.


 "무슨 소리야?"


 간수가 살피러 왔다. 아침이지만 독방 안은 아직 어두침침해, 오비토의 얼굴을 전등으로 밝힌다. 


 "피나고 있잖아."


 서둘러 열쇠로 독방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왔다.


 "어차피 곧 낫는다... 신경쓰지 마..."


 "그렇다 해도, 핏자국은 없어지지 않잖아."


 그렇게 말하고 오비토의 왼쪽 눈썹 윗부분을 닦았다.


 "최근, 가위에 자주 눌리는 것 같은데, 괜찮나?"


 "그래, 걱정할 필요 없어..."


 신문부 대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오비토가 솔직하게 진술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참전하지 않고 마을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순직자도 없으면, 오비토의 악행을 직접 본 사람도 없다. 그래서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다고 오비토는 생각하고 있다.


 "토혈은 하지 않은 것 같군."


 간수는 침대와 바닥을 둘러보다가, 천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때, 시선이 한곳에서 멈추고, 천천히 공중으로 손을 뻗는 듯한 동작을 했다.


 "이런 계절에 드문 일이네..."


 간수가 무언가를 집어 오비토에게 보여준다. 민들레 홀씨였다.


 "저쪽에서 들어온 걸까..."


 그렇게 말하고는 창문 쪽을 돌아본다.


 "이 녀석에게 있어선, 분명 대모험이었겠지."


 재미있는 말을 하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이 간수는 오비토보다 열 살 어리다. 이런 식으로 자주 세상 이야기를 한다.


 "고생 끝에 겨우 도착한 곳이 감옥 안이야, 불쌍하게도."


 오비토가 빈정거리며 말하자 간수는 정색한 얼굴로 불쌍하지 않아, 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피워 보이겠어! 그치만......"


 봄이 아닌데도 싹이 틀지 불안한 것 같다.


 "옛날에, 마을 할머니들께서, 겨울에 민들레가 피었다며 웃고 떠드셨던 적이 있으니 괜찮을 거다."


 그러자 간수가 방긋 웃는다.


 "내일, 화분에 심어서 가져올게."


 "됐어, 여기는 어두워서 안 된다, 볕이 드는 따뜻한 장소에 놓아둬 줘."


 마다라가 나오는 악몽 때문에 초조함과 분노가 거짓말처럼 사라져간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치유받는 것 같다.


 평화롭네, 라고 생각했다. 감옥 안에 있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누군가와 실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자면 정말로 평화롭다고 생각했다.


 간수는 독방을 나와, 열쇠로 문을 잠그며 오비토에게 말한다.


 "앞으로 한 달만 있으면 카카시 씨와 만나, 그때까지 힘내라."


 힘내.


 그런 말을 해준 것은, 린이 마지막―.




 살려줘, 카카시.


 여기 있으면 울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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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身柄, 보호나 구금의 대상이 되는 본인의 몸. [본문으로]
  2. 나루토 63권 601화 '오비토와 마다라' /애니 564화 '오비토와 마다라'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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