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사쿠 부부의 아이로 다시 태어난 오비토 이야기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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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중2병을 어떻게든 하고 싶습니다만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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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ももたろう

역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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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지어달라고?"

"네, 카카시 선생님께 부탁드리려고 생각했거든요."


사쿠라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이제 곧 만삭에 접어드려는 배를 다정하게 어루만진다.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그거, 사스케는 알고 있어?


마을에 자주 있지 않는 부하를 제쳐놓고 이름 짓기 같은 걸 해도 괜찮은가.


"물론 허가는 받아냈어요. 그렇지 사라다?"


사쿠라를 지키는 것처럼 옆에 착 달라붙어있는 사라다는 붉은색 안경을 검지로 밀어올렸다.


"이름... 이름 짓기 말이지..."


난처한 듯이 생각에 잠긴 스승에게 사쿠라는 가볍게 웃는다.


"나루토도 4대의 스승으로 있던 지라이야 님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다나 봐요. 잘은 모르겠지만 유래는 지라이야 님의 소설 주인공이라고 했던가."


지라이야의 책의 팬인 카카시는 물론 알고 있다. 책의 맨 끝부분에 '주인공의 이름은 라면을 먹다가 생각났다'라고 쓰여있던 것을 떠올려, 마스크 밑에서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나루토도 이젠 영웅의 이름이다. 마을의 아이 이름 랭킹 남자아이 부문 상위를 매번 차지하고 있다.


"이상한 이름[각주:1]만은 자제해주세요."


사라다가 무뚝뚝한 말투로 말한다. 유행하고 있는 이름은 확실히 카카시 입장에서 보면 화려한 인상이 있었다. 아리엘이라든가 쥬게무[각주:2]라든가 시저라든가.


(그런 건 두 사람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 성씨와 잘 어울리고... 어조가 좋고...)


"으~응... 우치하, 우치하, 우치하............... 우치하... 오비토."


슥, 하고 방이 조용해진다. 사쿠라는 약간 얼굴이 굳어졌다. 하필이면 대죄인... 아니 백 번 양보해서 그건 괜찮다. 카카시의 뇌내에서 우치하=오비토인건가. '오리 꽥꽥 병아리 삐약삐약[각주:3]' 같은......


(얼마나 오비토가 좋은거야, 빌어먹을―!!)


카카시도 실언을 한 거라고 생각한걸까, 이상한 말들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오비토를 대신할 이름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같다.


"오비토!! 좋은 이름!!"


사라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뒤이어 말한다.


"오비토... 조금 고풍스럽지만 그 부분이 좋아. 수장, 통솔자라는 의미죠. 우치하 일족의 부흥은 아빠가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인 것 같지만, 나는 언젠가 시집 갈지도 모르고... 그 꿈을 그 아이에게 맡긴다는 의미라면 딱 맞잖아? 그렇지, 엄마?"


완전히 마음에 들어버린 사라다에 사쿠라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뭐 남자애라고만 단정 지을 순 없고... 사스케 군에게는 뭐라고 말하지.)




한 달 뒤 사쿠라는 옥같은 남자아이를 낳았다.




"오비토, 이리 오렴~"


갓 두 살이 된 자기 자식을 양 팔을 벌리고, 싱글벙글 웃으며 부르는 스승에게 사쿠라는 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는다. 사라다가 어렸을 땐 현역 호카게였기에 카카시는 매우 바빴다. 지금은 조금 시간이 있는 건지 틈이 나면 오비토를 만나러 온다. 우치하 일족 특유의 새카만 머리카락은 어린아이여서인지 부드럽고 촉감이 좋다. 눈가에는 뚜렷한 쌍꺼풀. 젖은 듯한 흑요석 같은 눈동자. 응, 아들바보라고 불려도 좋아. 말 못 할 정도로 귀엽다.


(나와 사스케 군의 아이지만 말이지!)


그 뒤, 이름 짓기에 대한 문제는 사스케가 맹렬히 반대했다. 오비토로 할 거면 차라리 이타치로 해! 라며 브라더 콤플렉스같은 태도를 발휘하고 있었지만, 사라다가 오비토라는 이름을 너무 마음에 들어 해 뱃속의 태아에게 말을 거는 형편이니까, 자연스레 사쿠라도 그렇게 부르게 되어버렸다. 어느 가정이라도 엄마와 딸의 태그에는 이길 수 없는 듯하다. 사스케는 마지못해 '남자라면' 이라고 조건을 달아 1/2의 확률에 걸고 있었지만, 결과는 말하면 입아팠다.


"좋아좋아"


오비토를 안아 올려 무릎 위에 태운 카카시는 아무리 봐도 손주를 좋아하는 할아버지였다. 녹아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애정이 넘친다. 오비토도 카카시를 따라 병아리처럼 뒤따라 걷곤 했지만, 최근엔 어쩐지 싫어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제 와서 낯가림일까. 쑥스러운 걸까. 카카시에 대해서만 현저하게 그러는 느낌도 든다. 지금도 뺨을 비비려던 카카시를 오비토는 손으로 밀어내고 있다. 카카시는 신경 쓰는모습은 딱히 없지만...

사쿠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갑작스럽게 낯을 가리는 것 이외에 오비토는 두 살이 되어도 말을 전혀 하지 않는다. 사라다 때는 지나치게 빨리 했을 정도인데. 남자아이는 늦는다고 들었지만... 걱정은 끊이질 않았다.




"카카시."


"에?"


사쿠라는 처음으로 듣는 의미 있는 단어에 심장이 뛰었다. 이 혀 짧고 높은 목소리는 설마...... 부모보다도 먼저 이름을 불린 카카시는 한순간 하늘로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다음 순간 땅으로 떨어져 내린다.


"성가시다. 그만해, 이 쓰레기가."


두 살짜리 어린애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말에 카카시는 돌처럼 굳었고 사쿠라는 게거품을 물고 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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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문은 '키라키라 네임(キラキラネーム)'. 사회 통념에 어긋나거나 특이한 이름 등을 말한다. [본문으로]
  2. ジュゲム, 한국의 '김수한무'와 비슷한 의미 [본문으로]
  3. 원문은 '山といえば川、ツーと言えばカー', A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B 등을 의미 [본문으로]
  4. 원문은 'コテハン', 2ch는 본래 익명 사이트이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스레주를 명확히 구별하기 위해 해당 스레 한정으로 스레주는 이름을 단다 [본문으로]
  5. 2ch에는 익명사이트라는 점을 이용해 자작으로 일을 꾸며 올리는 스레가 더러 있다 [본문으로]
  6. 원문은 'kwsk', くわしく(자세히)를 뜻하는 줄임말 [본문으로]
  7. 원문은 'ノンケ', 동성애자 은어로 동성애자 기가 전혀 없는 이성애자를 칭함 [본문으로]
  8. '끌올'과 비슷한 느낌. 스레에는 레스가 달리면 게시판 맨 위로 올라온다. 진행중인 스레는 묻히지 않도록 자주 갱신된다 [본문으로]
  9. 원문은 '壺は買いません', 壺(항아리)는 2ch 및 니코동 용어로 2ch에선 사이비 종교에서 사기 목적으로 파는 물건같은 느낌, 니코동에서는 행복을 이루어주는 마법의 항아리라는 밈으로써 사용. '무안단물'과 비슷한 느낌? [본문으로]
  10. 원문은 '天の邪鬼, 아마노자쿠라고 하는 일본의 요괴로 현대에선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는 인물이나 츤데레를 의미함 [본문으로]
  11. '스즈(すず)'와 '린(りん)'은 '방울'이라는 의미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작명으로 추측 [본문으로]
  12. 원문은 'ROM専', ROM은 'Read Only Member'의 약자이며 '읽기만 하는 사람'을 의미함 [본문으로]
  13. 겐페이 전쟁, 일본 헤이안 시대 말기 겐지 일족 및 헤이시 일족 사이 벌어진 전쟁으로 겐지 일족이 이겼다. 이후 가마쿠라 막부가 수립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14. 레스의 갯수가 1000개가 되면 해당 스레드에는 더이상 레스를 작성할 수 없음 [본문으로]
  15. 훈훈한/감동적인 스레의 경우 스레드를 끝낼 때 1000번째라면~ 하는 식으로 스레의 주인공의 행복 같은 것을 빌며 끝내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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